햇살과 바람이
날줄과 씨줄로 엮여
풍경을 만들어낸 첫날이었습니다.
그 위로
소담스런 눈이 내려 덮입니다.
산에서 바다까지
낮게 늘어뜨린 융단처럼
구름이 덮이고, 눈이 내립니다.
간간히 바람이 불고
간간히 소리가 눈 사이를 헤집고 떠 돌아 다닙니다.
색 바랜지 오랜 텃밭에
바람이 지나가고
눈이 내리고
전깃줄 우는 소리 가득합니다.
특별함이란
뭔가를 기대하는 자들만의 몫입니다.
모자 하나 눌러쓰고
나서보는 바닷가에
특별함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의 바램을 갖고 몰려와
수선스러움만 떨구고 떠나버린 동쪽 물가 작은 마을...
급조된 포장마차와
군고구마통은
남겨진 사람들이 품었던 꿈의 색깔이었을 겁니다.
새해는
그런 모습일수도 있을겁니다.
언제쯤
속는셈치고 그런 집단 최면에라도
마음 편히 빠져들 수 있을지...
어제처럼
그제처럼
태양은 또 떠 올라 산 저쪽으로 사라지고
새해는
책상앞 작은 달력 하나로만 존재할 뿐.
상상하는 모든 것이
날줄과 씨줄이 되어 엮어내는 풍경
햇살과 바람이 꾸며냈고
흰눈이 덮어가던 텃밭을
이제 어둠이 채색해 갑니다.
두번째 날의 저녁입니다...
꿈꾸는 것이 아직 유효하다면
몇년은 더 연장하고 싶습니다.
...
다른 처지와
다른 생각
다른 모습으로 있더라도
한날 한시에 졸지에 새해를 함께 맞이하신 모든 분들
폐기된 꿈이든
새로 꾸는 꿈이든
그 꿈이 꽃피어나길 기원합니다.
설사
그것이
마음 무거운 짐일지라도...
2010. 01. 02
올 첫날 태양은 눈으로만 담았기에
오래된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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