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사기위해
차길까지 100미터의 눈길을 한시간에 걸쳐 퍼냈다.
무릎을 넘게 빠지는 눈...
길을 냈다기 보다는 터널을 팠다는게 맞는 표현일지 모른다.
새들도 날지 않고 대박이도 조폭이도 조용하다.
이틀째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눈이 내린다.
이번 설은 잡티 하나없는 雪國이다.
고립...
길이 단절되니 마음도 단절된다.
쉼없이 밀어내도 뒤돌아서면 눈은 그 만큼 다시 쌓이고
하늘은 가로등에 반사된 눈송이로 주황빛.
눈 때문에 차를 움직일 수 없어
걸어서 선빌리지엘 갔다.
눈길이 깊어 장화도 쓸모가 없다.
사람 다닐 길만 치울 생각이었는데
엄두가 나지않아 그냥 돌아왔다.
햇볕만이 해법이다.
울타리를 둘러선 대나무가
눈에 덮여 모두 누워 있다.
밤새 내리면 눈 무게에 부러지는 나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경치만으로는 정말 절경이다.
언제 이런 그림을 본적이 있었던가...
고립된 속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티비에 비치는 세상은 여전히 부산하다.
문 밖은 눈이 내려 쌓이고
마음엔 시간의 지층, 켜켜이 쌓이는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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