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시간 흐르는대로...

2010. 02. 12 雪國

가람비 2010. 2. 12. 22:00

 

 

 

 

담배를 사기위해

차길까지 100미터의 눈길을 한시간에 걸쳐 퍼냈다.

무릎을 넘게 빠지는 눈...

길을 냈다기 보다는 터널을 팠다는게 맞는 표현일지 모른다. 

새들도 날지 않고 대박이도 조폭이도 조용하다.

이틀째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눈이 내린다.

이번 설은 잡티 하나없는 雪國이다.

고립...

길이 단절되니 마음도 단절된다.

쉼없이 밀어내도 뒤돌아서면 눈은 그 만큼 다시 쌓이고

하늘은 가로등에 반사된 눈송이로 주황빛.

 

눈 때문에 차를 움직일 수 없어

걸어서 선빌리지엘 갔다.

눈길이 깊어 장화도 쓸모가 없다.

사람 다닐 길만 치울 생각이었는데

엄두가 나지않아 그냥 돌아왔다.

햇볕만이 해법이다.

울타리를 둘러선 대나무가

눈에 덮여 모두 누워 있다.

밤새 내리면 눈 무게에 부러지는 나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경치만으로는 정말 절경이다.

언제 이런 그림을 본적이 있었던가...

 

고립된 속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티비에 비치는 세상은 여전히 부산하다.

 

문 밖은 눈이 내려 쌓이고

마음엔 시간의 지층, 켜켜이 쌓이는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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