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오랜 노력과 연구끝에 불을 발명했다.
그는 북쪽의 추운 지방으로 가서 한 부족에게 불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 부족 사람들은 불을 실제 생활에 이용하기 보다는 그것을 신성한 것이라 하여 신전에 모셔두고 매일 기도와 제사를 드렸다.
그리고 집집마다 그 불의 그림을 액자에 넣어 모셔 두었다.
산을 넘어 다른 부족에게 간 발명가는 그들에게도 불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그들은 불을 보자 위험한 것이라 하여 발명가를 죽이려고 덤벼들었다.
간신히 옆 마을로 간 그는 역시 그곳에서도 뷸 만드는 기술을 전수했다.
이 마을에는 성직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불에 대한 기술을 자신들만 독점하여 마을 사람들 위에 군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에 대한 것은 특별히 선택받은 자신들만 신으로부터 메세지를 받는다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위대한 발명가가 신의 독생자이며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왔노라고 전기를 써서 책을 만들었다.
마을사람들 역시 불은 전혀 구경하지 못한 채 그 발명가의 이름으로 열심히 기도드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러부족을 돌아다니며 불을 전파했지만 한 마을도 불을 실 생활에 쓰려고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불에 대한 것을 종교로 만들어 그것에 집착했으며, 결국 불을 만드는 실제 기술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었다.
- 류시화의 산문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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