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시간 흐르는대로...

헌화로에서...

가람비 2009. 6. 22. 01:09

 

 

 

 

안개는 먼바다로부터 실려온 것이었지.

 

물비늘 출렁이던 그 여름, 스무살 그대를 보러 가는 밤

발길에 채이는 이야기들을 듣다

가끔은 이정표를 놓치기도 했다

 

시간이 참 많이 흐르기도 했지

파도처럼 덮쳐와 벼랑에 부딪쳐 부스러진

시간들의 서걱거림, 길은 그렇게 있을터였다.

 

길의 끝은 그리움

화석으로 굳은 기억하나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바다와 벼랑이 한발씩 물러나 대치하는

외줄기 경계선, 산다는 것은

늘 이렇게 명징하지 못한 것인지

 

안개에 싸여

가야 할 곳이 어딘지 알지못하고 걷고있는 헌화로에는

오늘밤, 천삼백년전의 로맨스가

포말로 자욱히 되살아나고 있다.

 

 

금진, 헌화로에서...

 

 

 

 

 

헌화가 [신라 향가] - 신라 성덕왕대

 

 

자줏빛 바윗가에

잡고 있는 암소를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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