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먼바다로부터 실려온 것이었지.
물비늘 출렁이던 그 여름, 스무살 그대를 보러 가는 밤
발길에 채이는 이야기들을 듣다
가끔은 이정표를 놓치기도 했다
시간이 참 많이 흐르기도 했지
파도처럼 덮쳐와 벼랑에 부딪쳐 부스러진
시간들의 서걱거림, 길은 그렇게 있을터였다.
길의 끝은 그리움
화석으로 굳은 기억하나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바다와 벼랑이 한발씩 물러나 대치하는
외줄기 경계선, 산다는 것은
늘 이렇게 명징하지 못한 것인지
안개에 싸여
가야 할 곳이 어딘지 알지못하고 걷고있는 헌화로에는
오늘밤, 천삼백년전의 로맨스가
포말로 자욱히 되살아나고 있다.
금진, 헌화로에서...
헌화가 [신라 향가] - 신라 성덕왕대
자줏빛 바윗가에
잡고 있는 암소를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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