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시간 흐르는대로...

카푸치노...그리고 부시

가람비 2008. 8. 6. 14:26

어제 저녁

남산 순환도로에

카푸치노 아저씨가 나타나지 않으셨다.

카푸치노를 싣고 오던 이동 카페도

카푸치노를 기다리던 사람들도 없었다.

 

그 자리에

대신

경찰 닭장차와

경찰들과

경호원들이 주욱 깔렸다.

그리고

부시가 하얏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퇴근하는 길에

남산 순환도로를 거쳐

인사동으로 가려고 했었다.

 

하얏트로 올라가는

중앙 경리단 입구부터

경찰 바리게이트는 설치되어 있었다.

 

 

인사동에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애니메이션 센타쪽에서

남산으로 진입하는 길은

흡사 휴가를 마치고 귀경하는 행열처럼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공항 검문 검색대를 지나가듯

울울창창한 경찰들로 이루어진 숲을 통과해야했다.

 

늘 걷던 산책길도

늘 호흡하던 공기와 향기도

어느 한순간

박탈되어 버린거다.

 

진정 두려워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진정 헤아려야 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존재하는 가장 큰 바탕과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진정한 고찰이

저 깊은 구중심처 푸른 기와집에서

긴급히 이루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 하나 찍는 것 같은

한순간의 생각과 판단,

그로인한 행위들이

서로 연속되며 하나의 선을 그리고

그 선은 면으로, 입체로 확장하며

그것이 역사가 되는 것이어늘...

 

5년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이 흐르겠지만

그 아주 짧은 시간들이 가져올

미증유의 혼탁함은

5년보다 10배 이상의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온전히 치유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 진다...

 

 

밤에도

남산에서는

매미가 피 맺히게 울었다.

 

 

200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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