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숨어있기 좋은 방

[스크랩] 꽃잎처럼 흩날리는 봄날 하루...

가람비 2008. 1. 18. 00:42

남산을 건너다보며 깔 쐬주와 도야지를 사러
해방촌 킴스클럽을 다녀오는 길에
남산을 두어바퀴 돌았다.

사진 올릴 무렵쯤엔 보시다시피 환장지경의 경치였는데
하루 이틀 사이로 부얼부얼 털빠진 수탉깃처럼
중간 중간, 아랫쪽으로는 이미 꽃잎이 낙화가 되어 나부끼고 있었다.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나부끼는 꽃잎따라 몰려 다니고
꽃보다 더 싱싱하고 아름다운 처자들이 꽃 진 자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아직 겨울일때
머리속에 그리는 남산의 봄이
훨씬 더 아름답고 절대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간 것과
아직 오지 않은 것에 대한 동경은,
아주 힘든 시절이었거나
막상 눈앞에 닥쳤을때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지라도
사는게 모두 그런것처럼
늘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늘 속고 또 속으면서도
해마다 반복되는 봄과 또 그 경치를 기대하고 그리는것은
마음속에 아직은
희망이, 그리움이, 사랑이 살아있기 때문인것을...

나른한 봄날 하루을
다시 시간 저편으로 놓아 보내며
가볍게 소주 한잔, 그리고 삼겹살 한점..
그때 그 시간의 인연으로 마주 앉을 얼굴들과 함께
만족 하기로 한다.

출처 : 아미산 머루 다래 스무다섯 알갱이.
글쓴이 : 民心卽天心[정성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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