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숨어있기 좋은 방

[스크랩] 낚시..

가람비 2008. 1. 18. 00:37

지난주 토요일
춘천에서 친구녀석 늦둥이 아들놈 돌 잔치가 있었다.
해서
금요일 오후 4시경 낚시 도구를 챙겨 겸사겸사 춘천으로 떠났다.
사무실 직원 한명 대동하고...

밤새 비는 오락가락하고
춘천 빙상경기장 근처 송암지에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세월(?)을 낚고 있었지.
수초지대가 가히 환상적으로 형성돼 있더군.

도구를 전부 펼친 시간이 8시 좀 넘은 시간...
처음 출조하는 곳이라
장소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낚시를 몇개 수초에 떼이고 나니
열이 슬슬 오르더군.
낚시대 2대의 줄을 모두 다시 매고
오늘은 괴기 면회가 어렵겠다...는 판단이 오더군.

저녁 10시 30분쯤
경찰질 하는 후배 지지배에게 동원령을 날렸다.
삼겹살...사 온나...
11시 30분경 도착한 삼겹살과
춘천에 도착하자마자 친구 지지배에게 조달한 반찬, 밥으로
식사를 하시고 소주를 가볍게 한 모금 하시고...
식사가 끝나자마자 비가 엄청 퍼 붓더군.
차로 돌아가 한잠 때리고
아침 5시 30분 기상..다시 낚싯대를 드리웠다.

아침 열시경까지 잉어새끼 두마리,
참붕어 너덧마리..
낚싯대 던지자마자 골때리게도 떡밥을 덥썩 물어버린
성질급한 배쓰란놈 한마리까지..(대낚시로 떡밥 달아서 배쓰 잡아본 놈 있으면 나와봐!!)

어족 자원은 호반의 도시답게 정말 풍부했다.
실력이 시원찮아 올리지를 못했을 뿐..
수초에 걸린 낚시를 떼어내기 위해
홀라당 다 벗고 가슴까지 차는 물속에 드나들길 서너차례...

다음에 일기예보 확인해서
날씨 아주 좋을때
다시 한번 내려갈 생각이다.
늘 마음만 있다가
얼떨결에 낚싯대를 폈던 그 날 저녁...
내리는 빗줄기조차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그 느낌이 좋았다.

참고로
그날 잡았던 눈 삔 고기들은
즉결 처분한 배쓰를 제외하고는 모두 돌려 보냈다.
다음에 다시 만날때
용왕님의 감사 편지와 금은보화...그리고 큼지막한 여의주..선물을 기대하며.
출처 : 아미산 머루 다래 스무다섯 알갱이.
글쓴이 : 民心卽天心[정성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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