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숨어있기 좋은 방

[스크랩] 봄비...창문을 두드리는 밤...

가람비 2008. 1. 17. 16:04

초 여름 날씨 같아
비가 내리는데도
하늘 먼 곳에서 천둥 번개가 비를 따라 내리는데도
잠깐 밖에 나가 맞은 바람은
더 이상 겨울 바람은 아닌것 같아..

몇번의 눈과
또 몇번의 추위가 아직은 먼 곳에서 다가오고 있겠지만
그리고 스산하게 몸을 훑고 떠나겠지만
겨울은 갔고
봄은 오고 있고
봄이 오는 길목에
꽃이 피는 방향을 바라보며
서 있는것은 분명한 사실...

수 많은 횟수를 계절이 반복되고
나름대로의 느낌을 남기며 기억 깊은 곳으로
침잠해 갔지만
아~ 이번 계절은 그리워 질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이번 겨울이 처음일 것 같아...

같은 시대, 같은 세상에서
동일한 삶을 살면서
바라보는 지향점을 바꾸는
관념속에서의 그 작은 움직임, 혹은 방향 전환이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 일줄이야...

길이 보이지 않아
모든 길을 가능성으로 생각하고 맞이한 겨울 초입엔
신고 걸어갈 고무신 하나 변변하지 못했지.
구체적인 지향점 없이 생각속의 한 점만을 바라고 걷는 동안
겨울이 지나갔다.

그리고 비가 내린다.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가져다 준 겨울을
보내는 비를 맞으면서

이번 여름엔
조금은 넉넉해진 마음으로
근처 바다라도 갈 수 있기를
때 이르게 소망한다...

꿈과 충족에의 욕구와 세속적인 그리움은
아직
가슴 저 깊은 곳에 묻어둔다.




출처 : 아미산 머루 다래 스무다섯 알갱이.
글쓴이 : 가람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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