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좀 풀리는 모양이라...
올해들어 가장 매서운 날씨에 강행된 올해 송년회는
그래서 송년회 느낌이 물씬 했다.
모임장소 문을 가장 먼저 들어선 분은 원영환 교수님...
[고기나라]에 도착해 재영이가 주차하는 동안 내가 문을 열어 드렸고
교수님께서 가장 먼저 입성하셨지...
계획하고 연락한 재영이 고생 많았다.
춘화, 숙녀, 미경이 모두 반가웠고...
오랜만에 만난 진용이도 반가웠고...
정국이, 인선이, 재춘이, 정열이, 춘선이...
멀리서 온 유길이 규호...
노친들 경로잔치에 시간내 참석한 동문회장 광동이에게도 고마움 전한다.
[우리는 하나다]
[나가자]
[위하여] 등등
건배 구호도 여러가지로 섞어야 직성이 풀리지 우리는...ㅎ
일찌감치 내년 여름, 양양에서의 동문 모임을 선포하고 독려에 들어간 재영이...
아무래도 그 모임은 우리 81에게는 분발을 촉구하는 일종의 [선포]라는 생각이 들었다.
쉬었으니 다시 뛰어라! 이거겠지.
회장이 짊어진 짐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는 것일테고...
우리가 감당한다면 팔자려니 하고 감내하겠지만
후배에게 지워놓고 보니 안쓰럽다는 의미도 담겼을거다.
상기하자, 그리고 잊지 말자구...
재영이의 말이 그냥 [통보]가 아닌 [강력한 독려] 였다는거...
마지막 도장을 받은 규호에게 다시 축하의 말을 안할 수 없겠지.
69년부터 시작한 학창생활, 그 긴 여정의 한 이정표가 된거지.
40년의 길고 지난한 여정이었다. 그래서 더욱 값진 결실이고 너 나를 떠나 우리 81 모두의 영광이다.
박사학위, 그것이 끝이 아니라 진정한 새로운 시작이기를 바란다.
곁에서 지켜보며 음양으로 응원했을 재춘이에게도 감사하며
네 도장의 의미가 승인이 아닌, 진정한 도반으로 함께 하겠다는 다짐의 의미이길 기원한다.
무엇보다 반가웠던건...
도대체 얼마만이냐? 우리가 열두시를 넘겨본 것이...
사십대로 들어서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비리비리해지고 끝내는 지리멸렬지경까지 가더니
대단한 회춘이며, 희열이다..ㅎ
그런데, 도대체 회춘인거냐? 아니면 회광반조인거냐?
회춘이길 아주 절절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아직 새벽 두점이 넘도록 살아 마이크를 잡을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유길이, 인선이 등의 코러스가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 늦은 시간에 국물로 빈속을 채우며 쏘주를 더 주문할 수 있다는 객기에 감사한다.
회장이 찍은 사진들이 보고싶다.
잘 생기고 못생기고 잘 나오고 잘 안나오고를 떠나
거기에 우리들 열기가 고스란히 담겨있지 않을까, 그 열기가 또 다른 힘이 되고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다.
앞으로의 삶을 차분히, 치밀하게 설계하는 인선이...
네가 구상하는대로의 삶이 구현되길 빌께. 인선이 다운 모습 아니겠니?
앞으로 아주 친하게 지내기로 약조한 유길아...
달을 봐야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먼저 봐서야 되겠니?
내 주변을 둘러싼 [환경] 때문이 아니라 나의 훌륭하신 인품 때문에 친하게 지내자고 한 것으로 알겠다. ㅋ
내년에는 석사, 마무리 짓자 알것쟈?
재영이는 운동 열심히 해라. 저녁잠 많은건 알지만, 그래도 걱정 되는건 어쩔수 없다.
재춘이도 몸 관리 열심히 해라...좀 션찮아진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춘선이는 일, 삶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향기 가득하길 바란다.
진용이...문학을 좋아하던 네 감성, 드문드문 시간의 흐름에서 만나지던 너와의 접점.
그 모든게 다 새롭고 아름답다.
앞으로도 늘 그렇게 마음 푸르렀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열이도 초지일관 올곧게 바라보며 살아가는 그 길에서 꽃 피고 열매 가득하길...
정국이는 늘 진국이지. 그놈의 진국이 술국 안되게 조심했으면...
정말 오랜만에 본 까만머리 얼마나 반갑던지...
마음도 그렇게 한결같자구. 나이 들면서 몸집이 너무 불어나는거 안좋다지만, 넌 [너무]불어야 할 것 같아.
신경써라.
규호는 아직 생각도 행동도 뭐든지 싱싱한것 같아서 좋아.
그 나이에 필요한 적당한 연륜도 배어 나는것 같고...
청년처럼 아직 많은 일에 정열을 갖고 임하는 모습도 좋고...
다음 네 성취는 무엇이 될지 기대된다.
그렇지만 무리는 하지마라. 한발 물러서 관조하는 모습도 보기 좋을 것 같아...
춘화, 미경이, 숙녀...
소녀처럼 얼굴 홍조 잃지말고 그렇게 나이 들어가자..이대로말이야.
여자는 얼굴에 정원이 있다고 하더라. 그 정원에 피워낼 것들을 마음에 씨 뿌린다고 하지.
너희들 얼굴에 늘 장미가, 허브가 가득하여 향기 가득했으면 좋겠어.
다음 모임에 또 보자.
광동이 네 짐은 무거워 보이고 가끔 그것 때문에 안쓰럽고 미안한 생각도 들어.
그렇지만, 그게 너를 한단계 더 숙성시킬거라는걸 믿는다.
팔자려니 생각하고, 열심히 해라.
단, 나라 혼자키는거 아니라는 생각은 언제든 잊지마라.
혼자 지키려고 하면, 힘만 들뿐더러 지켜내지도 못하고 노력했음에도 결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단다.
기왕 시작한거 멋있게 해 보자.
교수님께서 말씀 하셨지.
이제 그만 물러날까 했는데, 아직 아닌듯 하다고...
또 늘 어려움이 있었고 그 어려움 덕분에 한단계씩 더 이루실 수 있으셨다고...
교수님이 부럽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두 마음 모두 열심히 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자각에서 온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는 아직 중간 점검을 하기에도 이른 나이인데 말이야...
철들던 무렵 연을 맺어 아직 지켜봐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다는건 아무나 갖지 못하는 축복일거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듯이
앞으로도 기러기들처럼 무리지어 서로 도우면서 날아가는 우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 전하면서
자리 만들어준 재영이와
얼굴 내밀어준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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