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시간 흐르는대로...

파도 이야기.

가람비 2009. 10. 12. 00:33

 

긴 잠에서 깨어난 것일까?

바다는

흰 갈기를 휘날리며

쉬임없이 달려왔다.

달려왔다 물러나고

물러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부숴져 하늘로 날아 오르고 있었다.

 

잘게 부숴져 날아오르는 바다에

햇살이 부딪혀 무지개로 피어나는 오후

 

부숴진 물방울은 마을을 덮어 둥둥 떠다니고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을회관 옥상에 올라

파도 저 너머 성난 바닷속 오징어를 이야기 했다.

 

백사장에 아직 남아 서걱이는 흔적들을

바다가 쓸어가면

해뜨는 곳으로 배가 다시 떠나가고

항구는 새로운 계절을 맞을 터이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취미일수도

생업일수도 있는 것이다.

또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그것이 아름다울수도

질곡일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어느 한 시점이 마음에 남아 화석처럼 굳어지면

그 시간속 모습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의 저장고에서

푸른 이끼를 입고 숙성되어 가는 것.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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