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잠에서 깨어난 것일까?
바다는
흰 갈기를 휘날리며
쉬임없이 달려왔다.
달려왔다 물러나고
물러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부숴져 하늘로 날아 오르고 있었다.
잘게 부숴져 날아오르는 바다에
햇살이 부딪혀 무지개로 피어나는 오후
부숴진 물방울은 마을을 덮어 둥둥 떠다니고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을회관 옥상에 올라
파도 저 너머 성난 바닷속 오징어를 이야기 했다.
백사장에 아직 남아 서걱이는 흔적들을
바다가 쓸어가면
해뜨는 곳으로 배가 다시 떠나가고
항구는 새로운 계절을 맞을 터이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취미일수도
생업일수도 있는 것이다.
또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그것이 아름다울수도
질곡일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어느 한 시점이 마음에 남아 화석처럼 굳어지면
그 시간속 모습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의 저장고에서
푸른 이끼를 입고 숙성되어 가는 것.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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