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그리움은 사랑의 다른 말

남남 - 최성수 /눈물이 아름답던 사내...

가람비 2009. 2. 13. 00:29

    

 

 

 

그토록 사랑했던 그녀가 오늘밤 내곁에서 떠나갔네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어깨를 들썩이며 돌아섰네

 

담배 연기에 눈물을 흘릴 뿐이라고 말했지만

슬픔이 물처럼 가슴에 고여 있기 때문이죠

 

오늘밤만 내게 있어줘요 더 이상 바라지 않겠어요

아침이면 모르는 남처럼 잘가라는 인사도 없이

 

사랑해요 그것 뿐이었어요 사랑해요 정말로 사랑했어요.

 

   

오늘밤만 내게 있어줘요 더 이상 바라지 않겠어요

아침이면 모르는 남처럼 잘가라는 인사도 없이

 

사랑해요 그것 뿐이었어요 사랑해요 정말로 사랑했어요.

 

 

 




 

 

 

남자의 눈물이 아름답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1986년도 겨울...

푸른 제복에 청춘을 저당잡혀 있던 그해...눈 많이 내린 어느 저녁...

교육 준비 때문에 입소한 양구 모사단 휴양소에서 한 남자의 눈물을 봤다.

 

끝없을 것처럼 이어지던 어두운 터널속 시간을 지나와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어느 남자가

티비에 나와 기타를 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목이 메어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눈물 섞어 부르던 노래...

최성수의 남남이었다...

 

난 본래

최성수류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남자든 여자든 티비에서 흘리는 눈물을 믿지 않았었다.

믿지 않았으니 아름다울리 만무하던 어느 사내의 눈물이

그날 문득 내 가슴으로 들어온 거였다.

 

바삐 돌아가던 부대를 떠나

눈 내리는 감상적인 어느 겨울 밤

큰 휴양소에 혼자 앉아

무료할 정도로 한적한 시간을 흘려보내며

강의 준비를 하던, 그런 여유로움 때문은 아니었다.

 

그가 살아내야 했던 긴 세월동안

지층처럼 켜켜이 쌓여 있던 모든 아픔이

눈물로 녹아 흘러 내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의 노래

그의 사연

그의 한숨

그의 기타는

그대로 눈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

그것이 버스안이었는지

어느 커피숍 스피커였는지는 모르지만

문득

최성수의 남남을 들었다.

 

20년 보다도 더 긴 시간 저켠에 묻어뒀던

어느 사내의 아름다웠던 눈물이

오늘 그 노래소리를 들으며 다시 내 마음에 되살아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