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라보기/창틈으로 세상보기 [기사]

삼척 해양레일바이크에 대한 기대

가람비 2010. 4. 5. 14:14

5월이면 삼척시는 문화 관광자원에서 또 하나의 명물을 갖게 된다. 작년 10월에 착공하여 현재 55%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해양레일바이크가 그것이다. 단순하게 레일바이크를 즐기는 차원을 넘어 그래픽, 조명, 디오라마, 비눗방울 등을 활용하여 해양의 도시 삼척다운 특성을 적절하게 구현하는 문화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며, 그동안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체로 만족을 느끼면서도 2% 부족하게 생각했던 지역특색을 갖는다는 부분에서도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동해안 관광 상품은 단순히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일차원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직접 뛰어들어 몸을 움직이고 체험하며 즐길 거리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삼척시의 해양레일바이크 상품은 그런 면에서도 진일보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 축하하고 자랑할 만한 일이다.

참살이와 휴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관광 문화산업이 갖는 상업적 부가가치가 폭발적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오고, 연예프로그램에 한번 소개 되었다고 해서 방문객이 폭주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히 굴뚝없는 공장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콘텐츠가 문화로 자리 잡고 상업적 성공을 가져오려면 인프라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음악으로부터 시작되어 한국문화 전반으로 그 영역을 넓혀간 이른바 한류열풍의 기폭제는 누가 뭐라해도 드라마 ‘겨울연가’였다. 초창기 겨울연가의 인기에 힘입어 ‘준상이네 집’이 있던 춘천 소양로의 한적한 주택가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이 몰려들었으나 지금은 찾는 이 한명 없이 낡은 팻말 하나만 덩그라니 남아있다. 부천에 있는 인기드라마 ‘야인시대’의 세트장 역시 같은 운명이다.  

연간 보수·관리비만 15억원을 삼키는 흉물스러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이처럼 한 가지 콘텐츠만으로 단순하게 보고 즐기는 것으로는 상업적인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변의 여러 가지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묶어 뷔페처럼 제공하고 즐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앞질러 끊임없이 진보해야 한다.

그 중심은 무엇보다 안락하고 편안한 숙박시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리조트나 펜션단지에 짐을 풀고 그곳을 거점으로 편한 마음으로 삼척이라는 구역내에서 레일바이크도 즐기고, 동굴 탐사도 하고, 바다가 바라보이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기도 하고, 계곡 트레킹이나 등산, 바다낚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삼척을 찾은 손님들이 도착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그 시간까지 온전히 삼척 안에서만 즐겨도 충분한 휴식과 즐거움이 보장 되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씨를 뿌리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씨앗이 발아하여 꽃을 피우는 일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부디 해양레일바이크 단지가 ‘겨울연가’가 한류열풍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처럼 동해안 관광의 새로운 기폭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