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의 시절이라고 해야할까?
대학을 향한 길고 지루했던,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입시지옥이 끝나고
이제 비로소 무한한 자유와 가능성을 향해 달려나가기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던 출발선, 1981년...
실상은 열정을 분출할 출구가 원천적으로 거세된 시기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지.
규격화되고 재단되어 제시된 통로로만 흘러야 했던 시간들과 문화 앞에 숨막혀 좌절하던 그 시절...
찬란할 거라고 믿었던 푸른 스무살 청춘들은
후미진 구석 다방 빅토리아, 동부시장 실비집 자욱한 담배연기속에 갇혀
음악 한 곡, 막걸리 한자배기에 코 박고 질식해 가야만 했었다.
그 시대의 음악은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무채색으로 가슴에 남는다.
매년 이맘때면 유전자에 각인된 것처럼 떠올라 듣는 곡 하나...
보여지는 가사 이면에 녹아 함께 흐르는 이름들, 그 정서, 그 뿌연 담배연기, 밤새 막걸리 잔 사이를 누비며 흐르던 언어들...
이십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흐른 오늘에도 그들이 그립다.
사진 : 월드컵 공원 야경
잊혀진 계절/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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