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방/숨어있기 좋은 방
2010. 봄
가람비
2010. 3. 18. 21:37
남들이 가고싶어 하는 곳에 와 살아도
때때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든다.
시간에 묻혀 숨가쁘게 살아내는 동안
화석처럼 옹이져 자리한 유년의 기억들이
봄날, 새싹 돋듯 무시로 견고한 현실의 시멘트 틈 한 곳에서
불쑥 머리를 드는 그런 순간이 있기 때문일거다.
날아 오르면서 내려앉고
내려 앉으면서 또 다시 날아 오름의 반복이란걸 알면서도
또 지도를 펴고 엔진의 시동을 건다.
살아 있다는건 그런 것이므로...
살아 있다는 자각이 절실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