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요즘 일케 산다...에혀~!
처음엔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정말 다소곳 하더라구
너무 주눅든거 아냐? 싶어서 불쌍할 정도로...
지금?
글쎄 내가 쥔장인지 지눔이 쥔장인지 잘 모르겠어
도대체 어느 대목에서 내가 물로 보인걸까?
응가만 해도 그래
첨부터 화장실에서 다소곳이 싸더라구
그래서 칭찬을 해 줬지..정말 똑똑하구나..이 머시깽이라는 내 친구보다 낫구나...그러구 말야..
그런데, 요즘은 아마도 내 인내력을 테스트 하는거 같애..
한번은 화장실..그리고 한번은 베란다..게다가 베란다에 응가를 해서 혼나겠다 싶으면
다시 화장실을 애용한단말야..니가 어쩌겠어? 이런 눈빛으로 실실 쪼개면서...--;
이름이 대박이..영어로는 로똔데
첨엔 내가 대박운이 있다 하더니 저놈이 온거구나...했지
그래서 꿈만 괜찮은거 꾸면 거두절미 딸라빚을 얻어서라도 로또를 사리라 했는데
암만해도 그 이름 잘못됐지 싶어
얼마나 빨빨거리고 다니는지 그 소리가 '토토토토토...토토토토토' 거린다니까
그래서 생각한건데 그녀석 이름이 대박이는 맞을지 몰라도 영어로는 토토라야 될거 같더라 이거지...
오늘은 출근을 하는데
2층에서 열린 창문을 통해 아주 오랫동안 애처로워 보이는 눈빛으로 날 내려다 보더라구
그래서 다시 돌아가서 데리고 사무실엘 왔는데
처음 사무실 왔을때는 만나는 사람마다 어려워 하면서 내숭을 떨더니
허~ 이건 완전히 제 세상인거라...
꼭 집 주인이 세 든놈 감시하러 온 것처럼 거만을 떠네..
암만 강아지라도 이렇게 태도가 돌변할 수 있는거냐구!
처음엔 그냥 사료만 주면 "아이구 할아버지.." 하더라구
근데 요즘은 사료를 주면 가서 입만 대 보구나서는 한번 슬쩍 쪼개는 폼이
아주 가관이야.. "내가 원래 이런 허접한거 잘 안먹지만 가벼운 니 주머니 생각해서 먹어준다"
이런 뉘앙스가 팍 파박 풍기더라 이거지...
며칠전에 좀 늦게 퇴근을 했는데
문을 열때면 몽몽 거리고 짖던 놈이
아무런 기척이 없더라구..그래서 "무슨 일이 생겼구나" 싶어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는데...
아 글쎄 문을 열고 불을 켜 보니 빨래 건조대를 넘어 뜨리고 혼날까봐 숨도 안 쉬고 있는거야..
그래서 배운 내가 점잖게 훈계를 했지.."이 녀석아 사고치지 말랬지?"
그리고는 야단치면 기가 죽겠다 싶어서 머리통을 두어번 콕콕 쥐어박고 먹을걸 챙겨 줬는데...
아 글쎄 그걸 칭찬으로 알아 들었던 모양이야..아니..뻔히 야단 맞을 일인건 아는데
역으로 이용하는거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애..아주 영악하고 흉악한 놈이거든...
요즘은 온 집안에 있는 타올이 다 지꺼야..
내가 쓸게 없어...
본래 이놈 조상이 여우 사냥에 쓰이던 사냥개라면서?
그래서 그런지 여우보다 훨~ 더 약아빠진거 같애..
온갖 건방과 오만을 떨면서 사고만 치면 또 왜 그렇게 애처러운 눈빛을 하고
약한척을 하면서 숨을 팍 죽이고 발 밑에서 살살 거리는지...
에혀~ 이런 저런 사람들 다 데려다 챙기고 사는게 팔잔가 싶어서 다 떨쳐 냈더니
이젠 강아지 시키가 그 대신이네...
하긴 뭐 이제 며칠 안 남았다..
이번 금요일날 어느 아짐이 가지러 온다니까 그때까지만이다..이거야..
그래서 복수를 준비하고 있지...
그때까지 졸라리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입히고..(이건 아닌가?) 그러려고 해..
왜냐구?
가서 날 졸라리 그리워 하면서 가슴 아파 보라구 말야..
지금도, 이 글 쓰는 동안도
과자 먹는 우리 직원옆에 가서 "야~ 먹을게 있으면 먼저 바쳐야지.." 라는듯한 표정으로
과자 뺏어 먹고 있다..내 생각엔 아마 그 직원이 나 때문에..내 더러운 성질 때문에 나눠주는거지...싶다..
내가 그눔 강쥐 시키한테 이런 생각 갖고 있는줄은 모르고...
어디가서 "내가 그 강쥐 호구야!"라고 말은 못하잖아?
그래서 그냥 아주 속 좋고 훌륭한 주인인척 하고 있거든..
에혀~ 내 팔자야!!!
이제 또 조금 있으면 옆 좌석에 모시고 퇴근해야된다..
운전기사까지 해야 된다니까...
사는게 뭔지...